한국에서 의사되는 과정과 연봉 (인턴→레지던트→전문의→펠로우)
- 직장생활
- 2024. 3. 22.
어릴 때는 감기에 걸리거나 어디 다치면 병원에 가서 만나는 사람이 의사다. 하지만 대입을 준비하면서부터는 의과대학이 하나의 진로로써 고민의 대상이 된다. 대한민국에서 의사가 되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그 단계별 연봉은 얼마인지 알아본다.
요즘 의대정원 확대 이슈 때문에 시끄러운데 사실 그동안 의사가 되려면 어떤 자격이 필요한지 정확히 모르고 있었다. 또 의사도 종류가 많은데 가장 위라는 의과대학 교수까지 가려면 어떤 과정을 밟아야 하는지도 몰랐다.
나 또한 수능도 보고 진로를 고민했던 시기가 있었는데, 또 그동안 그렇게 많은 병원을 알아보고 다니면서도 이걸 몰랐다는게 한편으론 어이가 없다. 대한민국의 이른바 지식계층으로 불리는 의사 집단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는 알고 살아야 할 것이다.
1. 의과대학
우리나라에서 의사가 되려면 가장 기본적으로 의과대학을 졸업해야 한다. 왜냐면 의사 면허증을 받아야 월급받는 봉직의를 하든, 자신의 병원을 차려서 개원의가 되든 할 수가 있다. 이 의사 면허증을 발급받기 위한 의사국가시험의 응시 자격조건이 의과대학 졸업이다.
- 의예과 2년 + 의학과 4년 = 6년
- 타전공 4년 + 의전원 4년 = 8년
의과대학은 의예과 2년과 의학과(본과) 4년으로 총 6년의 공부 과정을 거친다. 의예과는 '미리 예' 자를 써서 준비단계, pre의 의미를 갖는다. 본과를 앞둔 예비 단계라는 뜻이다.
공부하는 내용도 의예과에서는 교양과 생물학, 의학 용어 위주로 진짜 깊이있는 공부를 하기 위한 초석을 다진다. 본과에 가면 비로소 상상을 초월하는 공부량이 엄습한다.
알다시피 의과대학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 입학하는 곳이다. 학종은 학생부 석차등급 2등급 초반을 넘으면 안되고 수능은 최소 1.2~1.6등급 이내여야 할 정도다. 그럼에도 모두가 힘들어할 정도로 학습량이 어마무시하다. 한 해의 반은 시험기간이고 밤을 새기가 일쑤이다.
그렇게 해서 의학과 4학년을 마치면 의사국가고시 수험 자격이 주어지게 된다. 의사 면허시험의 평균 필기 합격률은 95%로 매우 높다.
의과대학을 안나오고 의사가 되는 방법도 있다. 타 전공으로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뒤, 의전원 (의과전문대학원) 4년 과정을 마치면 된다. 마찬가지로 의사 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있게 된다.
2. 인턴 + 레지던트
이렇게 해서 의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의사가 되는 것인데 이 의사는 '일반의' 이다. GP : General Physician 이라고 한다.
한국 의사면허 소지자의 80% 이상은 전문의 자격증까지 가지고 있다. 일반의에서 머무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것이다. 전문의 자격시험의 응시 조건을 갖추기 위해 다시 수련 과정에 들어간다. 인턴 + 레지던트 과정이다.
수련을 하고 싶은 수련병원에 지원해서 합격하면 1년동안 인턴을 실시한다. 이 때는 짜여진 스케쥴에 따라 여러가지 과를 돌면서 어떤 전공을 할지 정하는 단계이다. 수술을 준비하거나 소독 등의 보조 업무를 주로 한다.
인턴을 마치면 원하는 과에 지원하게 되는데 인턴 기간의 성적, 평판과 의사 국가고시 점수, 전공의 선발시험 결과를 종합해서 선발을 한다. 합격하면 4년간의 레지던트가 된다. 레지던트를 마치고 전문의 자격시험에 합격해야 비로소 '전문의' 타이틀을 달 수 있다.
여기까지 스트레이트로 유급 없이 와도 11년이 걸리는데, 보통 의과대학 6년을 한번에 졸업하는 경우는 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남자의 경우는 군의관으로 다녀오면 3년이 추가된다. 그래서 전문의를 따기까지는 보통 14~15년이 걸리며 30대 중반이 된다.
인턴 레지던트 까지는 연봉이 정말 짜다. 통계를 어떻게 집계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월급이 세후 400정도라고 보면 된다. 물론 신입사원이라는 범주로 보면 많다고 할 수도 있겠으나, 우리가 아는 고액 연봉자인 의사 월급이라고 하기에는 미약하다. 일단 대기업 연봉과 비교해도 차이가 별로 없다.
전문의를 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수련 병원에서 일해야 하는 입장이고 또 실제로 환자를 진료하고 치료하는 주 업무는 전문의들이 하기 때문에 연봉에 큰 차이가 나게 된다. 참고로 말하자면 대부분 의사 연봉을 말할 때 gross (세전) 기준이 아닌 net (세후) 기준으로 얘기한다.
3. 전문의
이렇게 특정 과의 전문의가 되었을 때 평균 연봉에 대해 알아본다.
정형외과 : 2억 6천만원
신경외과 : 2억 3천만원
내과 : 2억 3천만원
영상의학과 : 2억 2천만원
마취통증의학과 : 2억 2천만원
재활의학과 : 2억 2천만원
신경과 : 2억 1천만원
외과 : 2억 1천만원
가정의학과 : 2억 1천만원
산부인과 : 2억
정신건강의학과 : 2억
응급의학과 : 2억
흉부외과 : 1억 9천만원
성형외과 : 1억 9천만원
비뇨의학과 : 1억 9천만원
안과 : 1억 9천만원
일반의 : 1억 9천만원
소아청소년과 : 1억 9천만원
이비인후과 : 1억 9천만원
피부과 : 1억 9천만원
직업환경의학과 : 1억 9천만원
진단검사의학과 : 1억 9천만원
병리과 : 1억 9천만원
핵의학과 : 1억 9천만원
방사선종양학과 : 1억 9천만원
결핵과 : 1억 8천만원
예방의학과 : 1억 8천만원
[출처 : 닥터게이트 연봉인덱스]
보다가 눈에 띄는 점은 일반의 연봉이 어느정도 중간에 가있다는 것이다. 아니 전문의까지 안따고 일반의 상태에서도 저정도를 벌 수 있으면 뭐하러 힘들게 숙이고 굽히고 굴러가며 인턴 레지던트를 하는 거임?
참고로 치과는 1억 9천만원, 한의사 1억 1천만원, 약사 8천만원 정도로 확인되었다. (코로나 전후, 지역 등에 따라서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대략적인 수준만 비교하는 용으로 참고하자)
각각의 전공 과 별로 어떠한 의사 업무를 하는지는 전문의가 하는 일을 참고하기 바란다.
해당 과의 전문의 자격증이 있어야 비로소 ㅁㅁ 성형외과, ㅇㅇ 피부과와 같은 간판을 달고 개원의가 될 수 있다. 다른 과로도 병원을 차릴수는 있으나 이 경우는 간판을 저렇게 달지 못하고 자기 이름 따서 피터 의원 피부 진료 이런 식으로 얘기한다.
4. 전임의
전문의 자격증을 딴 후에도 끝이 아니다. 의사의 공부 인생은 이렇게도 끝이 없는 것일까. 전문의 다음에 전임의라는 펠로우 과정이 있다.
페이닥터 또는 대학 교수가 되기 위한 수련 과정이다. 전임의 1~2년 > 임상강사 1년 > 조교수 4년 > 부교수 4년 > 정교수가 되면 비로소 정년이 보장되는 의과대학 교수 타이틀을 따게 되는 것이다. (음 이미 정년에 많이 가까워진 것 같은데...)
펠로우의 월급은 위에서 소개한 전공의 과별 평균연봉과 많이 동떨어져 있다. 월급으로 봐도 세후 400~500만원 수준이다. 마찬가지로 수련 과정이기 때문에 고액 보수를 받지 못하고 병원에서 일하는 것이다.
일반의 자격으로 하던, 전문의 자격으로 하던, 전임의를 마치고 교수 자격을 달던 결국 좋은 병원 자리를 찾아서 고액 페이닥터가 되던지 개원의가 되어 성공하는 경우에 수억대 연봉을 벌어들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