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4일 근무제 도입한 나라들 사례와 효과, 단점은?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된지도 20년이 다 되어간다. 이제는 세계적으로 주4일제 도입을 검토하는 나라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주5일제 도입할때와 마찬가지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의견과, 단점이 크다는 반대 목소리가 팽팽하게 대립한다.

먼저 도입한 나라의 사례들을 살펴보고 우리나라도 주4일제 도입시 어떤 효과와 단점이 있을지, 올바른 시행방안은 어떤 것일지 생각해본다.

주4일제 도입한 나라 실험사례

이런 근로제도의 개편은 주로 서방 선진국 국가들에서 먼저 시행되는데, 한번 여러 사례들을 살펴보고 한국의 경우에 적용할 때 어떤 부분을 참고하면 좋을지 개인적인 생각을 곁들여보았다.

아이슬란드

2015~2019년에 레이캬비크 시의회와 아이슬란드 정부가 주4일제 실험 실시하여 압도적인 성공으로 평가된다. 노동생산성이 주5일제 당시 연 성장률 1.7%에서 주4일제 도입시 연 3.8%로 늘어났고 삶의 질도 향상되었다.

아이슬란드 노동자 85%가 주4일제 시행중이며 근로 시간은 줄어들었어도 임금은 주5일 일할때와 동일하게 유지함

근무 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효율적으로 일하고자 '업무 우선순위 선정' , '일과시간 중 개인용무나 티타임 자제' , '회의와 대면지시 줄이고 이메일 업무 증가' 와 같은 개선활동이 이루어졌고 이러한 노력들이 실제 성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 근무시간을 줄이는 만큼 효율적으로 일하려는 노력이 뒷받침되면 좋은 성과가 날 수 있다는 사례, 다만 인구 36만에 천연자원 수혜국이라 경제 구조가 복잡한 한국과는 사정이 매우 다름

영국

영국 최초 인터넷은행 아톰은행(Atom Bank)은 2021년 11월 1일부터 임금삭감 없는 주4일제 도입을 실시하였다. 내부적으로 특정부서 시범운용 같은 사전 실험 없이 그냥 바로 전직원 430명을 대상으로 적용해버림

방식은 직원이 월요일이나 금요일 중 하루를 골라서 쉬는 식으로 실행되었고 근무시간은 주 37.5시간에서 34시간으로 줄거들게 됨

단 고객응대가 필요한 인력의 경우는 원활한 대응이 이루어지는 범위 내에서 휴무를 실시하여 자율성이 다소 떨어짐

▷ 비대면은행같은 IT기업이니 가능했을 수도 있다. 교대근무 같은 형태로 일하는 제조업이라면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

 

스페인

세계최초 정부 차원에서 주4일제 도입 실험을 실시한 나라이다. 2021년 초에 희망기업 200곳을 선정하고 2021년 가을부터 실험을 시작하였다.

약 700억원의 예산을 편성하여 주4일제 도입으로 발생하는 손해액을 정부가 보상해주는 방식을 택했는데, 1년차에 100%, 2년차에 50%, 3년차에 33%를 보전해주기로 하였다.

스페인 대기업 중 하나인 텔레포니카에서 최초로 주4일제를 시행하였는데, 특징은 희망하는 근로자에 대해 임금을 15% 삭감하여 적용했다는 점이다. 당연히 참여율이 낮을 수 밖에 없는데, 전체의 0.75%인 150명만이 지원하였다.

▷ 유럽이 다 선진국은 아니지.. 유럽 중에서는 뒤쳐지는 편에 속하는 스페인이라 그런지 실험 내용이 스마트하지 못해 보인다. 임금 15% 삭감을 때리면 누가 지원할까... 정부 차원에서 손해액 보전해줄테니 해봐라고 하는 것도 근거가 빈약하다. 보다 근본적으로 '효율적으로 일하고 근무시간 줄인다'는 기본에서 출발해야지.

일본

업무방식이 아날로그적이고 혹독하기로 유명한 나라인 일본에서 주4일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이 신기한 부분이다.

2021년 6월 일본 정부차원에서 기업들에게 주4일제를 권장한다는 계획안을 발표하였는데, 이전에 MS의 일본지사가 행한 주4일제 실험의 성공이 배경이 된다.

2019년 MS 일본지사는 Work-Life Choice Challenge Summer 2019 (?) 라는 프로그램을 시행하였는데, 2300명의 직원들에게 각 10만엔 씩의 여름휴가비를 제공하고, 금요일을 휴무일로 지정하여 3일연속 쉬면서 임금은 그대로 유지하도록 하는 파격적인 시도였다.

앞서 아이슬란드와 마찬가지로 대면회의를 줄이고 직원이 자신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시간내에 업무를 빨리 끝내도록 자체적으로 노력한 결과, 1인당 생산성이 무려 40%나 증가하였고 일본특유의 회사문화인 서류출력이 60% 감소하였다.

직원의 92%가 만족한다는 피드백이 있었으며 한편으로는 아톰은행 사례처럼 고객응대와 관련된 직원의 경우는 휴무일 보장이 어려운 불평등도 있었다.

▷ 일본의 성공사례라기보단  MS의 성공사례라고 보는게 맞겠지. MS의 선진 기업문화가 일본의 후진 기업문화를 뜯어고친 바람직한 경우이다. 애초에 워낙 생산성이 낮으니 이렇게 바꿔주어서 정상으로 돌려놓는 것만으로 드라마틱한 상승이 수치로 나온 것일수도.

미국

콜로라도주의 볼더카운티 소속 6개 정부기관에서 주4일제를 실험한 사례가 있다. 여기에서는 근무시간을 유지하면서 주4일제를 했는데, 즉 하루 근무시간을 늘리는 식으로 일했다는 점이다. 아침 7:30 전에 출근하여 10시간씩 근무를 하고 금요일을 쉬는 식으로 시행되었다.

그럼에도 공무원들의 피드백은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금요일에 육아나 가사를 하거나 취미활동을 즐길 수 있는 점이 만족스럽다는 의견이었다.

특이한 점은 지역 주민들의 반응도 좋았는데, 아침에 일찍 공공기관에서 개인업무를 본 뒤 출근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 한국에서도 주5일제 도입시 공공기관에서 먼저 시행했었는데, 주4일제를 한다고 했을때 역시 참고할만한 사례로 생각된다. 공공기관에 강제로 시행을 하면서 일반인에게도 좋은 인식을 심어주고, 기업들도 차차 시행하도록 끌고가는 것이 한국식 주4일제 도입의 효과적인 방향일듯

미국의 사례는 공공기관 실험 내용이지만, 실제로 기업들도 상당수 채택하고 있다. 이미 2019년 조사결과에서 미국 기업의 27%가 주4일제 도입하고 있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국회도서관에서 2021년 12월 28일 발간한 <영미권 국가들의 주4일 근무제 현황 및 사례> 보고서를 참고

한국 근로기준법 현황

 

우리나라는 2004년에 주5일제가 도입되었고, 2018년 7월 주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었다. 정확히는 주40시간이 근무시간이고 최대 52시간까지 초과근무를 할 수 있는데 그에 대한 수당을 정확히 챙겨주라 라는 것.

아직 얼마 안된 일이니 뉴스에서 떠들던 소리들이 기억이 날 것이다. 무슨 어디 제철소 아저씨 나와서 월급이 얼마 줄었어요 우는소리 하는거 내보내고 소규모 사업장 망할것처럼 떠들어대고 등등

그렇게 부작용이 우려되는 주52시간 제도 도입을 통해 한국인 연간 근로시간은 2014시간에서 1952시간으로 62시간이 줄어들었다.

2000시간중에 62시간이라고 하면 얼마 안되는거 같은데,,, 하루 8시간 기준으로 8일 덜 근무하는 것과 같고 똑같이 월급받으면서 8일 더 휴가낸다는 것과도 같다.

시간으로 치면 60시간이면 어학이든 취미든 뭐 하나 시작해서 초급 떼고 중급 들어갈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고. 이렇게 수치로 얘기할 것 없이 나부터도 실제로 주52시간 도입후 달라진 회사문화를 경험하고 있다.

예전 같으면 저녁밥 시간이 되면 당연히 우르르 가서 밥먹고 다시 사무실에 들어와 앉아있는게 기본이었는데, 지금은 저녁을 먹고 남아있는 사람이 정말 드물다.

회사에서도 초과근로시간이 많거나 주말 특별근로 시간이 많은 사람에게는 본인과 상사에게 알람을 보내서 줄이도록 하고 있다.

근무시간 가지고 일 많이 했는지 판별하던 시대에서, 얘는 하는것도 없는데 왜 나와서 앉아있다가 수당을 타가는거야 하는 시대로 바뀐 것이다.

여기에 최근 MZ 세대의 개인 삶을 중시하는 업무태도와 맞물려져서, 회사는 내가 받는 급여에 대해 합당한 일을 하는 곳, 나아가 열심히 일해서 기여하고 개인적인 커리어도 쌓는 윈윈하는 곳 이라는 개념이 되었다.

예전같이 우리 가족 생계를 책임져주는 고마운 곳 내가 열심히 봉사해야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은 절대 없다.

 

 

거품의 시대, 노동의 가치와 연봉이 다시 중요해지는 날이 올까

노동의 가치가 땅에 떨어진 시대다. 흰머리가 수북해지도록 십년 이십년 열심히 일해도, 대출끼고 집사놓은 사람이 몇년 만에 수억이 올라서 월급쟁이 평생모은 금액을 앞지른다. 자본주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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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시간에 관한 글을 쓰는 김에 우리나라의 현재 근로기준법 현황에 대해서도 간단히 살펴보았다.

사실 이런거 구글에 법령만 치면 금방 알 수 있는건데 너무 무관심하게 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생계와 미래가 걸린 회사에 대해 좀 더 잘 알아야겠다는 생각.

● 1일 8시간, 1주일 40시간 기준

 합의에 따라 1개월간 평균만 안넘으면 위 시간을 초과할 수 있다. 어떨때는 평균미달 어떨때는 평균초과하면서 맞추면 된다는 뜻

 1주일에 12시간 연장근로 가능

근로기준법 조항 내용

제4장 근로시간과 휴식

제50조 (근로시간)

① 1주 간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② 1일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③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근로시간을 산정하는 경우 작업을 위하여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ㆍ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 등은 근로시간으로 본다. <신설 2012. 2. 1., 2020. 5. 26.>

제51조 (3개월 이내의 탄력적 근로시간제)

제51조의2 (3개월을 초과하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제51조의3 (근로한 기간이 단위기간보다 짧은 경우의 임금정산)

제52조 (선택적 근로시간제)

① 사용자는 취업규칙(취업규칙에 준하는 것을 포함한다)에 따라 업무의 시작 및 종료 시각을 근로자의 결정에 맡기기로 한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에 따라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정하면 1개월(신상품 또는 신기술의 연구개발 업무의 경우에는 3개월로 한다) 이내의 정산기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근로시간이 제50조제1항의 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1주 간에 제50조제1항의 근로시간을, 1일에 제50조제2항의 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하게 할 수 있다. <개정 2021. 1. 5.>
1. 대상 근로자의 범위(15세 이상 18세 미만의 근로자는 제외한다)
2. 정산기간
3. 정산기간의 총 근로시간
4. 반드시 근로하여야 할 시간대를 정하는 경우에는 그 시작 및 종료 시각
5. 근로자가 그의 결정에 따라 근로할 수 있는 시간대를 정하는 경우에는 그 시작 및 종료 시각
6.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
② 사용자는 제1항에 따라 1개월을 초과하는 정산기간을 정하는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조치를 하여야 한다. <신설 2021. 1. 5.>
1. 근로일 종료 후 다음 근로일 시작 전까지 근로자에게 연속하여 11시간 이상의 휴식 시간을 줄 것. 다만, 천재지변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불가피한 경우에는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가 있으면 이에 따른다.
2. 매 1개월마다 평균하여 1주간의 근로시간이 제50조제1항의 근로시간을 초과한 시간에 대해서는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근로자에게 지급할 것. 이 경우 제56조제1항은 적용하지 아니한다.

제53조 (연장 근로의 제한) 

① 당사자 간에 합의하면 1주 간에 12시간을 한도로 제50조의 근로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
② 당사자 간에 합의하면 1주 간에 12시간을 한도로 제51조 및 제51조의2의 근로시간을 연장할 수 있고, 제52조제1항제2호의 정산기간을 평균하여 1주 간에 12시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제52조제1항의 근로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 <개정 2021. 1. 5.>
③ 상시 30명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용자는 다음 각 호에 대하여 근로자대표와 서면으로 합의한 경우 제1항 또는 제2항에 따라 연장된 근로시간에 더하여 1주 간에 8시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근로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 <신설 2018. 3. 20.>
1. 제1항 또는 제2항에 따라 연장된 근로시간을 초과할 필요가 있는 사유 및 그 기간
2. 대상 근로자의 범위
④ 사용자는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고용노동부장관의 인가와 근로자의 동의를 받아 제1항과 제2항의 근로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 다만, 사태가 급박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의 인가를 받을 시간이 없는 경우에는 사후에 지체 없이 승인을 받아야 한다. <개정 2010. 6. 4., 2018. 3. 20.>
⑤ 고용노동부장관은 제4항에 따른 근로시간의 연장이 부적당하다고 인정하면 그 후 연장시간에 상당하는 휴게시간이나 휴일을 줄 것을 명할 수 있다. <개정 2010. 6. 4., 2018. 3. 20.>
⑥ 제3항은 15세 이상 18세 미만의 근로자에 대하여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신설 2018. 3. 20.>
⑦ 사용자는 제4항에 따라 연장 근로를 하는 근로자의 건강 보호를 위하여 건강검진 실시 또는 휴식시간 부여 등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신설 2021. 1. 5.>
[법률 제15513호(2018. 3. 20.) 부칙 제2조의 규정에 의하여 이 조 제3항 및 제6항은 2022년 12월 31일까지 유효함.]

우리나라에서도 주4일제 근무를 이미 추진하는 기업들이 있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논란이라는 것은 법정 근로시간을 바꿔서 강제로 주4일 32시간 또는 36시간으로 줄이고 그 이상에 대해서는 초과근무 수당을 주게한다는 부분에 대한 것이다.

그것과 별개로 생산성을 높이고 직원 만족도가 향상된다면 기업 자체적으로는 얼마든지 시행 가능한 부분이니깐.

한국 주4일제 도입 기업들

 

에듀윌 : 2020년부터 전부서 주4일제 시행, 출근시간을 9:30으로 늦추고 오후 4:30부터는 집중 휴게시간(?)으로 사내 문화공간 에듀윌 역에 가서 휴식 취함

카카오게임즈 : 한달에 한번씩 주4일 하다가 격주로 확대, 점차 늘려나가는 중

SK텔레콤, SK스퀘어 : 격주 주4일제 도입, 근무시간은 2주 80시간으로 유지하고 급여 변동 없이 시행하는 해피 프라이데이 제도

▷ 24시간 교대근무로 돌아가는 제조업기업인 SK하이닉스에도 도입(!!)

CJ ENM : 2022년 1월부터 B.I+제도 도입, 금요일 업무시작후 4시간 경과시 PC 자동종료, 4.5일제 도입이며 임금 동일유지

휴넷 : 2021년까지 주 4.5일제 운영하다 2022년부터 주4일제 전면도입

카페24 : 격주로 금요일을 쉬는 '오프데이 (off day)' 제도 시행, 즉 예전에 주5일제 도입전에 놀토라고 한달에 한번, 격주로 한번 하는 것처럼 놀금 제도로 한다는 뜻

우하한 형제들 : 월요일 오후 1시출근, 주 4.5일제

여기어때 : 월요일 오후 1시출근, 주 4.5일제

요가복 뮬라웨어 : 2017년부터 주4일제 실시

광고대행사 크리에이티브마스 : 2014년 설립 당일부터 바로 주4일제 도입 및 자율 출퇴근제, 여름 겨울방학 제도로 연차 차감없는 1주일씩 공짜휴가

에네스티 : 2010년부터 주4일제 시행중, 2년 시범운용후 적용, 매출 10년연속 성장 및 직원수 19명에서 40명으로 증가

▷ 장점은 당연히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의 증가, 단점은 일부 젊은 직원들이 여유시간에 자기계발을 열심히 하고 대기업으로 이직 (...)

 

회사에서 최고/최악의 상사와 부하는? 멍부 멍게 똑부 똑게 뜻

회사에서 '멍청하고 부지런한게 가장 위험하다' 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걸 줄여서 멍부라고 하는데 비슷한 원리로 4가지의 유형이 있다. 멍부 : 멍청하고 부지런한 사람 멍게 : 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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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4일제 효과와 단점

찾아보니 한국에서도 생각보다 많은 회사가 주4일제 근무제를 도입하고 있었다. 주4일제를 하냐 안하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기업과 근로자 양측의 이익을 조율하면서 윈윈하는 형태로 사회적 합의가 이끌어지는가가 관건일 듯 하다.

주4일제 도입형태는 이미 많은 기업들에서 시범운용 하고 있듯이

월1회 휴무 → 격주 휴무 → 주4.5일제 또는 전면 주4일제 형태

순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이슈는 역시 임금 삭감여부가 될 듯 하다. 앞서 스페인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임금 삭감을 한다면 지원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이 경우는 월급에 크게 의존하지 않아도 생활이 되는 사람, 나는 좀 덜받아도 그 시간에 취미생활하던지 부업하던지 하는게 훨씬 남는것이다 라는 사람들이다.

한국에서도 주4일제 하는 대신 임금이 감소한다면? 이라는 질문에 임금이 줄어든다면 반대하는 의견이 64%나 되었다. (일본에서도 2021년 설문조사에서 78%가 반대했다는 결과가 있다.) 동일 임금 유지하에서 근무시간을 줄여야 되는데 그러려면 결국 ①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것 ② 근무시간을 줄이기 힘든 직종의 해결책이 관건이다.

나는 오히려 주4일제 도입이 한국의 기업문화를 바꿀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물리적인 시간을 주4일이나 주32시간 이렇게 정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근무시간과 형태를 얼마나 어떻게 하던 알아서 성과만 잘 내는 문화로 바뀌어야 한다. 아침에 쓸데없이 모여서 회의를 빙자한 잡담이나 하고, 업무시간에 딱히 시키는게 없으면 멍때리고 폰보고, 보고를 위한 보고 준비를 위한 회의 같은거 싸그리 다 없애면 생산성 25%가 아니라 50% 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유연한 재택근무도 가능한 IT기업의 경우에는 보다 쉽게 적용할 수 있을텐데, 한국은 아직까지 제조업 기반의 기업들이 많아서 이 경우에 어떻게 적용 가능할지가 관건이다. 24시간 돌아가는 공장에서 2교대 3교대로 일하는 경우라면 주4일은 커녕 출퇴근시간 탄력운용도 어려운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SK 하이닉스가 주4일제 도입을 시도하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여기에서도 일부 오피스 직군들만 적용을 할지, 아니면 생산라인 근무자들에게도 적용 가능한 방안을 찾을지 주의깊게 봐야겠다. 이게 되는 직종만 되고, 제조업 근로자는 안되면 결국 워라밸의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수도 있다.

주4일제 전면도입이 법제화되는 시기가 오면 또 격렬한 반대에 부딪힐 것이 분명하다. 주5일제 도입시에도 십계명을 위반한다는 소리까지 나왔었으니.

엿새 동안은 힘써 네 모든 생업에 종사하라 
이렛날은 너희 하느님 야훼 앞에서 쉬어라

십계명은 이미 위반했으니 주5일에서 주4일로 바꾼다고 더 위반할 것은 없어보인다. 아니 그리고 주4일은 회사 근로기준을 그렇게 한다는 거지 누가 나머지 날 다 논대? 주4일 근무하고 남는 3일은 디지털 노마드 하면 되잖아 ㅋㅋ

프랑스의 실패사례처럼 다짜고짜 근무시간 줄이고 추가고용을 강제해서 실업률 줄이려는 멍청한 발상이 아닌, 정말로 개인시간을 보장해서 자발적 업무효율 높이는 동기부여로 삼도록 기본에 충실한 주4일제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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