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기 금리차 역전은 불황신호, 채권 수익률 곡선 총정리
- 매크로경제
- 2022. 12. 24.
알쏭달쏭한 채권 금리와 수익률의 관계를 확실히 습득하고, 장단기 금리차를 이해해서 채권금리가 어쨌다 하는 경제기사를 문제없이 이해해보고자 한다. 더불어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면 왜 불황의 신호라고 하는지 살펴본다.
1. 채권이란?
채권은 한단어로 말하자면빚문서이다. 어떤 기관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돈을 빌리면서갚을 기한과 이자를 명시한채무의증권 (재산적 가치를 명기한 증서) 이다.
- 채권 = 채무 증서의 증권화
증권화라는 얘기는 그 자체를 하나의 금융상품으로써 시장에서 사고 팔수 있다는 의미이다. 또한 화폐처럼 그것을 소지하고 있어야 자산의 가치가 인정된다. (그런 의미에서 화폐도 증권의 일종)
A가 B에게 100만원을 빌리면서 10년후에 갚고 매년 이자 5만원씩을 내겠다는 보증서를 써주었다. B는 매년 이자 5만원을 받다가 10년후 원금을 돌려받을 수도 있고, 돈이 급히 필요하면 이 증서를 C에게 팔아서 일시에 현금화할 수도 있다. 그러면 돈과 이자를 받을 권리가 C에게로 넘어간다.
이렇게 소유자가 이동할 수 있는 빚문서가 채권이다.
채권의 장점
- 이자 지급을 통해 수입을 얻는다
-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하고 모든 원금을 돌려받는다
- 채권을 더 높은 가격에 재판매하여 차익을 얻는다
채권의 단점
- 주식보다 낮은 기대 수익률
- 회사가 당신의 채권에 채무 불이행을 선언할 위험
- 채권 금리의 하락
여기서 채권의 금리가 하락한다는 것이 왜 단점인지 이해가 안되거나 채권 금리와 수익률 관계에 대해 알쏭달쏭 하다면 아래 포스팅부터 보고오는 것을 추천
🔺 최소한 채권 금리와 수익률의 관계 정도는 알아야 나중에 수익률 곡선이 어떻고 장단기 금리차가 무슨 의미이고 이런 것들을 이해할 수 있다.
2. 채권의 종류
채권의 종류까지 일일이 언급하면 내용이 너무 길어질 듯 하여,
예전에 쓴 포스팅 링크로 대신하고자 한다.
🔺 회사채 국채 등 채권의 종류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가격 결정 요인은 무엇인지, 기본적인 채권투자전략에 대한 소개는 위 포스팅을 참조.
3. 채권 금리와 수익률
채권은 돈을 빌려주고 일정 기간마다 이자를 받다가 만기가 되면 원금을 돌려받는 채무 관계
...를 증권화한 증서라고 하였다.
이 때 이자를 얼마나 받을 것인지를 채권 금리라고 한다. 채권증서 상에 지급하기로 명시되어 있는 이자를 말하는데, 아래 사진을 보면
🔺 옛날에는 미국 재무부 채권이 이런 식으로 밑에 이자 쿠폰이 달려있었다. 때가 되면 이자 쿠폰을 가져다가 재무부 창구에 가져가면 이자를 돈으로 지급받을 수 있었다. (미국 국채라는 것은 정확히 말하면 미국 재무부가 발행한 재무부 채권이다)
요즘에야 채권을 사는것도, 이자를 받는것도 모두 전산화되어서 계좌에 숫자로만 왔다갔다 하지만 이 시절 말하던 관습이 있어서 지금도 채권 금리를 쿠폰이자나 쿠폰금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쿠폰 금리는 표면금리, 이표금리, 발행금리 와도 같은 의미이다.
이 채권증서를 사면 (=나한테 돈을 빌려주면) 쿠폰에 써진 금액만큼 이자를 줄게 하고 약속하는거
그런데 앞서 채권에 대한 소개에서 채권 증서 자체를 사고팔면서 소유권이 바뀔 수 있다고 하였다. 사고 판다는 것은 매매가격이 있다는 것인데, 채권의 가격은 어떻게 나타낼까? 채권의 가격 또한 금리로 나타낸다.
🔺 인베스팅닷컴 같은데서 미국채의 현재 가격을 조회해보면 이렇게 10년물은 2.488% 30년물은 2.602% 하는 식으로 나와있다. 채권의 가격이 2.488% 라니 이게 무슨 소리지?
여기서의 금리는 채권 증서상에 표시된 것과는 다른 '시중금리'를 뜻하고 이것을 채권 수익률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미국 국채 10년물을 100만원 주고 샀다, 그리고 증서에 씌여있는게 1년에 10% 이자지급이라고 하면 이것은 발행금리이다. 10년 만기가 되면 원금까지 총 200만원이 수중에 돌아오게 된다. 채권 발행당시와 대외여건 변화가 없다면 1년의 수익률은 발행금리와 같이 10%이고, 10년의 총 수익률은 100%가 될 것이다.
그런데 미국이 전쟁날거 같다던지, 경제가 망할거 같다던지 해서 국가 신뢰도가 떨어졌다. 돈을 못 갚을 위험이 커진다면 이 채권을 헐값에라도 넘기려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다. 그래서 가격이 100만원→20만원으로 떨어졌다고 가정하자.
이 채권을 20만원에 사면 1년에 이자 10만원씩 받다가 10년 후까지 미국이 망하지 않으면 원금 상환받는건 똑같다. 위험했지만 결과적으로 20만원에 연이자 10만원씩 받았으니 1년 수익률이 50%가 된 셈이다.
안정적이고 믿음직한 채권을 사면 리스크가 적지만 채권수익률이 (시중금리) 낮고,
돈 떼이는거 아냐? 하고 위험한 채권을 사면 리스크가 크지만 그만큼 채권수익률은 (시중금리) 높아진다.
각각의 채권은 발행 당시의 가격과 발행금리가 다르기 때문에 개별 매물마다 가격을 표시해서 거래하지 않는다. 전부 싸잡아서 지금 10년물 국채가 가지는 가치가 얼마인지를 >> 수익률로 나타낸다. 위에서 100만원짜리로 예를 들었는데 1000만원짜리도 있을 것이고 10억 짜리도 있을 것이지만 결국 10년물 수익률 관점에서 퉁쳐서 표시하는거
지금 강남 오피스텔의 임대수익률이 몇 % 수준이다 라고 하지 어느빌딩 몇호는 몇% 어느빌라는 몇% 이렇게 개별 매물별로 다 나타내지 않는 것처럼.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채권의 신뢰도가 낮아져서 가격이 떨어지면, 샀을때의 채권 수익률은 높아지고
반대로 주식전망이 안좋아서 채권으로 수요가 몰리고 가격이 높아지면, 샀을때의 채권 수익률은 낮아지게 된다.
채권 가격 ↔ 채권 수익률 반대라는 점을 꼭 이해하자.
4. 불황신호 : 장단기 금리차 역전
채권의 현재 가격수준이 얼마야? 라고 하면 보통 미국채 10년물 기준으로 이야기를 한다. 앞서 말했듯이 10년물의 채권수익률 (시중금리)가 몇%이다 라는 식으로 표시한다. 그런데 미국채에 10년물만 있는것이 아니고 2년물 1년물 3개월물도 있고, 더 길게는 20년물 30년물 같은것도 있다. 기간에 따라 각각의 수익률 상황이 다르다.
- 기간이 짧은 채권은 돈 떼일 염려가 덜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적고, 그만큼 가격은 세다. 가격이 비싸면 채권수익률은 낮아진다.
- 반대로 30년물 같은 경우는 30년동안 무슨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불확실성을 안고있다. 따라서 채권 가격이 보다 싸고 (위험한 만큼 싸게 줘야 살 사람이 있을테니) 채권의 수익률은 높아진다. 기간 프리미엄이 추가되었다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장기금리가 (장기 수익률) 단기금리보다는 높게 형성되는 것이 보통이다.
채권별 기간에 따른 수익률을 그래프로 나타내면
🔺 이렇게 될 것이다. 이것을 Yield Curve, 수익률 곡선이라고 한다. (Yield : 채권수익률=시중금리 , Maturity : 만기)
그래프에서 X축 왼쪽의 기간이 짧은 채권들은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변화에 영향을 받는다. 미국 연준이 발표하는 기준금리는 은행간 거래에 사용되는 초단기 금리를 말한다. 가장 짧은 기간에 돈을 빌리는 경우 적용되는 금리이다.
즉 미국 연준이 조정하는 것은 위 그래프에서 가장 왼쪽을 붙잡고 흔드는 것이다. 밧줄의 한쪽 끝을 잡고 위아래로 흔들면 멀리 있는 다른 부분에도 파동이 전해진다. 이런식으로 영향을 끼치려고 하는 것이 기준금리 정책이다. (한국에서는 콜금리라고 부른다)
장기금리는 어떤 의미일까?
당신이 앞으로 경제전망을 좋게보고 기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생각중이라면 어떻게 투자를 할까? 국채를 매도하고 그걸로 유망기업의 주식을 매입할 것이다. 경제호황에 따른 완만한 인플레이션도 금리투자의 매력을 저해시키는 요인이 된다. 즉, 경제가 좋아질 것으로 본다면 위험자산에 베팅할 타이밍을 노리게 된다.
단기금리 : 연준의 기준금리에 따라 밀접하게 변동
장기금리 : 경제와 인플레이션 전망에 따라 변동
연준이 기준금리를 낮춰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경제는 호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 수익률 곡선이 우상향하는 그림이 나타날 것이다. 반대로, 인플레이션이 심해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경제는 정점을 찍은 뒤 점차 불황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면?
단기 채권을 가지고 있는데 금리가 오르면 채권이 똥값이 되니 팔려고 할 것이고, 매도세가 커지면서 단기 수익률은 높아진다. (이자율 1% 짜리 채권을 들고 있는데 더 안전한 은행예금이 이자 1.5%를 준다고 하면 누가 채권을 사겠는가 그 채권은 똥값이 된다)
동시에 기업주식에 넣었던 돈을 빼서 안전한 미국 장기국채에 묻어놓으려 할테니 장기채권 가격의 상승으로 장기금리는 (장기국채 수익률) 낮아지게 된다.
🔺 그 결과 이렇게 Yiled Curve 수익률 곡선이 우하향으로 역전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것을 장단기 금리차 역전현상 이라고 한다.
장단기 금리차 역전현상이 오면 통상 불황의 전조로 보는데, 그 이유가 방금 말했던 원인에 의해 나타난 현상이기 때문이다.
- 높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 미래 경제전망의 악화
이러한 시각이 이미 반영되어서 채권시장에서 장단기 금리차 역전이 난 것이기 때문에 똑똑한 채권 투자자들이 저렇게 내다보고 있구나~~ 하고 느낄 수 있다.
장단기 금리차가 불황을 가속화하기도 하는데, 저금리 단기로 돈을 끌어다 고금리 장기대출로 수익을 내는 은행 입장에서는 예대마진이 악화된다. 그러면 기존 대출을 회수하거나 더 높은 이자를 요구하게 되고 이는 시중의 대출총액 감소, 유동성 흡수로 이어진다. 싸다고 잔뜩 빚내서 확장하던 투자가 위축되면서 경기 수축국면으로 들어서는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장단기 금리차 역전이 되면 불황이 왔을까? 직접 확인해봐야겠지.
장단기 금리차 역전현상을 말할때 통상 장기금리는 10년물, 단기금리는 2년물을 가지고 비교한다. 빨간색이 10년물-2년물 금리차이고 이것이 점선 아래로 갔을 경우 금리차 역전현상이 발생한 경우이다. (빨간 핀으로 표시한 부분들)
* 파란색은 미국 전체 주식총액이다. (S&P 그래프가 과거 데이터가 안나와서 이걸로 대체)
회색 부분은 리세션 (recession)을 말하는데 GDP가 2분기 연속 하락한 경우에 경기침체로 정의하는 부분이다. 장단기 금리차 역전이 발생하고 1~2년 후에 어김없이 경기침체가 찾아왔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보면 경제라는 것도 결국은 큰 싸이클을 가지고 호황 불황을 계속 반복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도 든다.
🔺 장단기 금리가 역전 된다기보다는 이렇게 수익률이 다 붙으면서 FLAT 해지는 것이 리세션 전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리세션을 거치면서 2008년과 2020년에는 저금리와 양적완화를 퍼부어서 단기금리는 제로로 깔리고 장기금리와 차이가 벌어지는 모양이 나타났었다.
지금은 어떨까?? 코로나 팬데믹 당시 연준이 제로금리와 무제한 양적완화를 실시했다가, 이제 높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그리고 대차대조표 자산축소까지 예고한 상황이다.
🔺 요거요거 또 슬슬 붙을라고 하는데? 2년물 금리는 이미 10년물 금리와 근접해져서 장단기 금리차 역전을 눈앞에 눈 상황이고, 단기금리들도 연준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같이 올라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이미 전문가들 사이에도 여러 의견들이 나오는 중이다.
연임한 파월 연준의장은 항상 낙관적이고 조심스럽게 발언하면서 시장충격을 안주려고만 하는데, 월가 전문가들은 채권 수익률 곡선의 움직임이 이미 연준에 대한 의심이 반영된 것이라고 하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장단기 금리차 역전이 꼭 경기침체로 가는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연준이 자산축소로 사들인 장기 국채를 상환하거나 매각한다면 수요 공급에 따라 채권 수익률은 올라갈 것이다. 그러면 장단기 금리차가 다시 벌어질 수도 있겠지.
예전과 달리 지금은 양적완화로 중앙은행 국채 보유량이 너무 커진 상태라, 장단기 금리차 역전을 경기불황 선행지표로 보기 어렵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중앙은행의 비중이 큰 만큼 정책변화에 더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전세계 경기확장도 축소도 연준 손아귀에 달렸으니깐.
과연 이번에는 경기불황이 찾아올까?코로나 펜데믹 같은 또다른 블랙스완에 의한 것일지, 아니면 쌓여가는 부채와 버블이 녹으며 회색 코뿔소에 의한 것일지, 그도 아니면 지나고보니 결국 파월이 하는말이 다 옳다가 될 것인지. 관심있게 지켜봐야겠다.
최초 작성일 : 22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