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부등본 신탁원부 인터넷열람 안됨, 법원등기소 방문 발급후기
- 부동산
- 2023. 2. 22.
전세계약시에 괜찮겠지 하는 안일한 마음으로 소홀히 하다 소중한 보증금을 날려선 안된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야 하는 것이 바로 부동산계약이다. 오늘은 법원 등기소 방문해서 등기부등본 신탁원부 발급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지난 포스팅들에서 누차 설명했지만, 등기부등본은 부동산의 소유권리와 현재 채무상태를 볼 수 있는 중요한 문서이다.
을구에 근저당이 없다면 깨끗해보일 수가 있는데 다만 신탁등기가 되어있는 경우는 신탁원부 내용을 필히 확인해야 한다. 신탁원부도 엄연한 등기부등본의 일부이지만 인터넷열람이 안되어 직접 법원 등기소를 방문해서 발급받아야 한다.
신탁등기가 무엇인지와 위험성에 대해선 지난글의 사례들을 꼭 참고해보도록 한다.
수원지방법원 동수원등기소의 모습이다. 수원 영통역 근처에 위치해 있고 네비게이션을 찍고 찾아갈 수 있다. 다만 사진에서 보이듯이 내부가 매우 협소하여 평일임에도 주차할 공간이 없었다. 길가에 불법주정차 해놓고 볼일을 보고 나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가능하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게 편리.
신탁원부 발급은 별도로 마련된 등기소(우측)로 들어가서 요청하면 된다.
딱히 길이나 절차가 복잡할게 없어서 내부 사진은 찍지 않았다. 그냥 마련되어 있는 신청서 한장 작성하고 비용을 내면 바로 등기부등본과 신탁원부를 출력해준다.
신탁원부 몇 호인지를 알아야 하니 미리 모바일 등기부등본 열람 등의 방법으로 확인해가도록 하자
이렇게 출력해서 집게까지 꼽아서 준다. 우리가 익히 아는 등기부등본이 앞에 있고, 신탁등기인 경우 신청한 신탁원부가 별첨 문서로 뒤에 같이 출력되어 있는 식이다.
갑구 (소유권에 관한 사항) 부분에 신탁등기가 되면서 소유권이 이전된 내용이 나와있다. 무슨 신탁을 한 것인지 담보대출이 있는지 신탁원부를 확인해야만 내용을 알 수 있다.
을구 (소유권 이외의 권리에 관한 사항) 부분은 근저당 같은게 없이 깨끗하지만 신탁등기 부동산은 이것만 보고 판단하면 안된다.
본격적으로 신탁원부를 살펴보자. 위탁자 수탁자 우선수익자가 누구인지 줄줄이 나와있다.
우선수익자가 금융기관이고 제목이 부동산 담보신탁계약서인걸 보니 이미 담보대출을 위한 신탁등기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이해하기 쉽게 말하면 개인소유 부동산의 근저당과 비슷한 상태라고 생각하면 된다.
부동산 신탁원부 계약서는 매우 길고 장황하며 정독해도 무슨말인지 알쏭달쏭 이해하기가 어렵다. 이쪽 방면 종사자가 아니라면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단어와 문장들일 것이다. 간단히 임대차와 관련된 조항만 살펴보도록 하자.
- 임대차계약이 있는 상태에서 신탁등기가 되는경우 위탁자에서 수탁자로 임대인의 권리가 넘어간다.
- 소유권이 수탁자가 되기 때문에 임대차계약은 반드시 수탁자 신탁회사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위탁자가 임의로 체결해서는 안된다.
- 수탁자 동의하게 위탁자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그 수익은 우선수익자의 채무변제에 먼저 사용되어야 한다.
등등이 써있다.
한마디로 말하면, 부동산 담보잡혀서 돈빌려줬으니 빚쟁이가 멋대로 다시 딴사람한테 계약하면 안되고, 채권자 동의하에 계약하되 그 수익금은 뻘짓하지 말고 빚갚는데 우선적으로 쓰라는 뜻이다.
기본조항보다 더 중요한 신탁원부 특약부분에 다시한번 임대차와 관련된 내용이 나온다. 여기서 알아두어야 할 것은 신탁계약 체결 이전에 존재하는 임대차계약이 있다면 그 보증금이 신탁계약의 우선수익자 권리보다 우선한다는 점이다.
전세계약시 유의사항으로 확정일자+전입신고+실거주를 통해 대항력을 확보하는 이유도 그 이후에 발생하는 채무보다 내 보증금 권리를 우선순위로 만들어놓기 위함인데, 신탁계약이 껴있어도 마찬가지로 먼저 계약한 쪽이 우선한다.
전세계약후 신탁계약이 발생했다면 전세보증금이 우선, 신탁계약후 전세계약을 들어갔다면 신탁담보대출이 우선이다. 신탁등기 담보대출 되어있는데 멍청하게 아무것도 안알아보고 그냥 계약을 한다면 근저당 왕창 잡혀있는 집에 전세보증금 주고 들어가는 것과 똑같은 상황이 된다.
또 하나 웃긴게 신탁자인 신탁회사 동의없이 위탁자가 부동산 처분이나 임대차계약을 할 수 없다고 명시해 놓았음에도, 특약에는 수탁자는 임대인으로서 책임과 임대보증금 반환의 의무가 전혀없다, 라고 적혀있다. 자 그러면 이러한 상태에서 전세계약을 하면 내 보증금의 지위가 어디쯤 되는지 생각해보자.
일단 위탁자는 신탁회사와 신탁계약을 맺고 수익권증서를 받아서 은행에서 담보대출을 한다. 이제부터 부동산의 1순위 채권자는 우선수익자인 은행이다.
내가 여기에 전세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위탁자와 계약을 하면 위 내용에 따라 소유자인 신탁회사에서 인정하지 않는다. 또 수탁자의 동의하에 위탁자와 하거나, 아니면 수탁자와 임대차계약을 맺는 경우에도 전세보증금이 담보대출보다 우선순위가 되지 않는다. 이게 뭔 개같은 경우여!?
신탁원부 마지막에 보면 구체적으로 대출을 얼마 받았고 해당되는 부동산이 어디어디인지 나와있다. 이렇게 미분양된 집합건물을 신탁등기로 맡겨놓는 경우 수십 수백가구가 한번에 신탁등기 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런 부동산에 임대차계약을 하는 경우는 두가지 중 하나의 방법으로 확실히 해야 나의 소중한 보증금이 권리를 갖는다.
① 수탁자인 신탁회사와 계약하고 보증금 반환도 부동산 소유권자가 부담하도록 임대차계약서 특약사항에 작성
② 보증금을 납부하면 그걸로 신탁등기를 말소하고 등기부등본을 깨끗이 청소하는 조건으로 임대차계약서 작성
하지만 실제로 위 두가지 방법중 하나로 세입자에게 안전을 보장해주는 경우는 많지 않다. 수탁자 입장에선 굳이 애써서 임대놓을 이유가 없기에, 위탁자인 시행사가 대충 얼버무리면서 직접 계약을 하려하는 경우도 있다.
또 신탁계약이 한번에 몇백개 부동산이 묶여있는데 이거 하나 임대놓을때마다 전체를 해지하고 하나 신탁등기 말소한 후 다시 계약걸기도 번거로울테니 쉽게 해줄리없다.
따라서 담보대출 신탁등기 부동산의 경우는 잘 모르는 일반인이라면 어지간하면 손대지 말라는 말들도 찾아볼 수 있다. 아니면 보증금 권리를 마련해놓을 수 있는 방법을 당당하게 요청하던가, 안해주려고 하면 어차피 들어가봐야 보증금 위험해서 불안한 나날을 보낼테니 다른곳 알아보는게 편하다.
심지어 부동산 공인중개사도 거래 체결만 하면 수수료받으니까 제대로 안알려주는 경우도 많다. '회사에서 미분양 직접 임대놓는거라 안전해요' 라는 근거없는 헛소리를 하길래, 신탁등기 담보대출 되어있던데요? 하고 아는 척을 하니 그제서야 눈알굴리면서 '확정일자랑 전입신고 하시면 똑같이 보증금 보호돼요' 같은 되도 않는 말을 늘어놓았다.
사기공화국 대한민국에선 조금만 밑보이면 등쳐먹으려는 놈들이 워낙 많고 특히 이 부동산바닥은 그런 탐욕의 집합체같은 곳이니 항시 주의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