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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력과 잠재력을 발휘하는 것은 별개이다

금융치료사 피터 2023. 9. 23.

누구나 타고난 재능이 있다. 그것이 아직 발현되지 않은 상태, 긁지않은 복권인 경우 '잠재력'이라고 부른다. 이 잠재력의 편차는 사람마다 천지차이이지만 그게 성과나 성공을 가르는 열쇠는 아니다. 잠재력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와, 잠재력을 얼마나 발휘하는지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물론 타고난 재능이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책을 읽고 싶은데 선천적인 난독증이 있다면 많이 힘들겠지.

하지만 가지고 있는 잠재 능력이 어떻든 간에 무언가를 이루고자 할 때 지속적인 열정, 끈기있는 투지를 발휘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한다.

앤절라 더크워스는 수치화한 이 지표를 그릿이라고 하였고 여러 집단을 통한 연구에서 타고난 재능보다 그릿이 중요함을 증명하였다. 그리고 그 내용을 집필한 저서 그릿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중학교에 입학하고 얼마되지 않아 담임 선생님과 돌아가며 면담을 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에 선생님이 내 초등학교 시절 아이큐 검사지를 보면서, 너는 영재까지는 아니고 수재 정도는 된다 라고 했다.

어린 시절에 머리가 좋다는 말을 듣는것은 여러모로 독이 되었다. 나는 평소에 공부에 흥미가 없었는데, 선생님과 부모님의 기대치, 그리고 주변 친구들이 생각하는 내 수준이라는 게 있으니 그 비슷한 정도로만 하는 시늉을 했다.

평소에 전혀 예습 복습을 하지 않고 수업 시간에도 멍하니 딴생각만 하거나 엎드려 자기 일쑤였다. 그러다 시험기간에만 벼락치기를 해도 80점 90점 정도는 맞으니 계속 그정도만 하며 살았다.

점수와 상관없이 가장 큰 문제는 시간이 지나고 나서 머리속에 남는게 전혀 없다는 점이다. 성인이 된 지금은 학창시절 공부했던 기초 내용들이 전혀 생각나지 않고 백지장과도 같다. (심지어 조선왕조순서나 원소 주기율표도 못외운다.)

그러다보니 대학에 가서 배우는 것도 기초 토대가 없어 이해가 안되고 흥미를 못붙이다 또 시험전 벼락치기를 반복하며 살았다. 그렇게 졸업을 하고 회사를 다니고 점점 돌이킬 수도 없게 되어버렸다.

 

점수는 나보다 낮았을지언정 평소에 선생님 말도 듣고 공부를 했던 친구들은 몇 가지 내용이라도 평생 떠올릴것이다. 친했던 친구중에 내 점수가 목표라고 유치한 선언을 했던 녀석이 있었다.

처음에는 그 친구의 성적이 나보다 낮았다. 같은 시간 뭔가를 학습하면 내가 훨씬 이해와 진도가 빨라서 나를 보며 감탄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학교, 고등학교 한 학년씩 올라갈수록 얘기는 달라졌다.

매일 맨 앞자리에서 선생님 수업을 귀담아 듣고 예습 복습을 꾸준히 하는 친구는 조금씩 그러나 확실히 점수가 올라갔다. 기초가 쌓일수록 고학년 학습내용은 더 유리해진다. 반면에 나는 벼락치기를 해도 점점 예전만 못하게 되어간다.

 

결국 나는 변변치 못한 이름만 얼핏아는 대학에 진학했고 그친구는 스카이에 갔다. 거기서 끝이 아니라 그 격차는 성인이 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벌어졌다. 어학 실력을 포함해 사회적 성공에서 이미 나는 진작에 그 친구의 목표느 경쟁상대가 못되었다.

당시 선생님이 봤던 내 초등학교 아이큐검사 점수는 140점 이상이었다. 지금 성인용 테스트를 간이로 해보면 110 언저리가 나온다. 

애초에 초등학생 테스트로 내가 엄청 똑똑한것처럼 나왔던 그 결과 자체도 안맞는것 같지만, 그런 결과가지고 얘는 똑똑하네 하고 거기서 끝낸다면 아무일도 없었던 것과도 같다.

잠재력이 있던 없던 머리가 좋던 나쁘던 뭔가에 흥미를 붙이고, 흥미가 생긴 것은 진드간히 꾸준히 갈고닦을 줄 아는 끈기. 성공에 있어서 그 엉덩이 파워가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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