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일이란 무엇인가 강의후기 10가지 덕목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을 역임하며 갤럭시 성공신화를 이끈 고동진 사장이 고문 역으로 한발 물러나 후배들을 위한 책을 집필하고 강연으로 멘토 활동을 하고 있다. 저자직강으로 그의 강연을 들어볼 기회가 있었는데 느낀점을 남겨본다.
저서의 제목이 <일이란 무엇인가 : 오직 일로 성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질문>이어서 본인이 해온 회사생활의 경험과 어떤 자세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를 후배들에게 전달해 준다.
예전에도 이렇게 대기업 사장을 역임한 다른 분의 강의를 들었던 적이 있는데 공통적으로 느낀 점은 입사 후 초반부터 하루하루를 굉장히 치열하게 보냈고, 그렇게 쌓여간 시간이 어느정도 지나면 다른 사람들과 겉잡을 수 없이 격차를 벌렸다는 점이다.
어쩌면 (나를 포함해) 요즘 회사원들의 달라진 태도와는 맞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회사에 헌신한다고 누가 알아주나? 내 미래를 책임져주나? 어차피 학벌좋고 라인타는 사람으로 승진은 정해져있는데 죽어라 해봐야 남 좋은 일만 시켜주는거 아니냐고 느낄수도 있을 것이다.
꼭 그렇게까지 죽기살기로 매진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내 시간이니까, 내 삶의 하루니까 허투루 보내지 않고 뭔가 방향을 가지고 의도된 자세로 해내면 그렇지 않은 것보다 나 스스로에게도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다.
1. 매일 To Do List를 복습하라
단순히 정신없는 와중에 안까먹기 위해 메모하는 걸 말하는 것이 아니다. 아침에 하루를 시작하기에 앞서 오늘 해야할 일을 시간 단위별로 나눠서 미리 계획을 한다. 물론 실제 회사 업무에서는 내 마음대로 시간관리가 되지 않고 돌발 업무가 정말 많이 발생한다.
그래서 일의 중요도에 따른 구분보다 마구잡이식으로 빨리 멀티태스킹을 하기 위해 GTD 방식으로 하는게 나은 경우가 많은데, 그렇다 하더라도 수동적으로 생각없이 하면 남는게 없다. 반드시 하루의 업무를 계획하고, 하루를 마칠 때 그것을 스스로 평가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해본다.
이 to do list를 제대로 하면 반드시 남는게 있다, 내가 보증한다고 고동진 사장은 얘기한다. 처음에는 돌발 업무들 때문에 계획했던 것의 반밖에 못 처리할 수도 있다. to do list 평가를 통해 스스로 진행한 업무 과정도 돌이켜보면서 아쉬웠던 점도 떠올리고 보다 나은 방법도 생각해본다.
이런 나날들이 반복되면 직급이 올라갈수록 시간관리의 경험치도 쌓이게 되고 여유시간도 할애하면서 융통성 있는 하루 운영이 가능해진다. 모두가 똑같이 가지고 있는 하루 24시간이라는 자원을 관리하기에 따라서 남들보다 몇 배의 효율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2. 일은 속도가 우선이다
스피드를 놓치면 아무것도 안된다고 강조한다. 꼼꼼하고 빈틈없는 처리를 잘하는 것도 물론 좋다. 하지만 회사의 일은 거의 모든 경우에 타이밍이란 것이 있다. 회사의 사업도 그렇고, 회사 내부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 그 안에서 매일매일 일어나는 협업들 모두 시간 준수가 생명이다.
일단 뭘 하더라도 빨리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결국 평소에 잘 파악해놓고 반복 숙달해서 말 그대로 잘하는 수 밖에 없다. 자동으로 그정도가 되는 수준이 아니라면 의식적으로 데드라인을 신경쓰면서 일해야 한다.
때로는 업무를 지시한 상사나 협업하는 동료에게 중간중간 공유하면서 점검하고 일정을 준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3. 박이정
여러 방면으로 널리 알 뿐 아니라 깊게도 안다는 뜻으로, 나무도 보고 숲도보는 것을 의미한다. 세세한 디테일도 파악하고 있으면서 전체의 큰 그림도 볼 줄 아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처음에는 자신이 맡은 분야, 자기가 속한 팀의 업무를 깊고 빠삭하게 알아야 하며, 점차 연관된 부서 나아가 회사 전체의 사업이 흘러가는 방향을 이해하고 그 목적에 맞는 일을 해낼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스스로 피티를 해보는 방법이 있다. 어떤 주제에 대해 50초 브리핑을 해서 버벅대는 부분 말이 막히는 부분에서 내가 모르고 있는 부분을 찾을 수 있다. 자기자신의 수준을 중간중간 평가하면서 모르는 부분을 보완해나가는 것이 자기계발이다.
(이것은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에서 피터 린치가 얘기했던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와도 일맥상통하다. 어떤 분야에서 뭔 일을 하던 스스로 설명할 수 없다면 제대로 알고 하고있는게 아니라는 것이다.)
또 내 일 아니라고 나몰라라 하지 말고, 기회가 있으면 타부서 얘기도 잘 듣고 박을 또다른 정으로 심화시켜 나가야 한다. 그럴 때 위에서는 그사람을 보면 안심이 되고 큰일을 시켜도 되겠다고 생각한다.
4. 회사 밖에서도 고민하라
집에서도 회사 밖에서도 자꾸 고민하다보면 사고가 확장이 된다. 나도 떠오르는 일화가 있는데 예전에 회사 내에서 아이디어 뱅크, 특허왕이라고 불리는 사람이 있었다.
이 분은 예비군 훈련을 받으며 앉아있는 와중에도 해결하고자 했던 업무 문제를 계속 고민했고, 그 자리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려서 그걸 주머니에 있던 냅킨에 기록했다. 그것이 나중에 회사에는 수십억을 안겨주는 중요한 기술이 되었다.
워라밸 다 무시하고 집에 가서도 일만 생각해라 이런 말이 아니다. (물론 그렇게까지 한다면 이런 자기계발 조언같은 것도 들을필요 없이 당연히 남보다 잘하고 성장할 것이다.) 이거 하라고 시킨것만 딱 끝내고 머리 속에서 지우는 것이 아니라 정말 내가 이 문제의 해결사라는 생각으로 고민하는 태도로 임해야 시간이 지나고 남는게 있다는 것이다.
5. 리더의 자세
누구나 슬슬 연차가 쌓이다 보면 중간 관리자의 입장이 된다. 리더는 동서남북을 모두 볼 줄 알아야한다. 위도 보고 옆과 아래도 보고 해야한다. 안이 단단해야 그 다음에 뭐가 된다. 고동진 사장이 강조한 리더의 덕목 두가지이다.
우문현답 :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윗사람이라고 탁상공론만 하지말고 현장을 이해해라)
이솝우화 : 입에 문것 손에 쥐고있는 것을 자꾸 나눠줘야한다. 그래야 새로운 것이 들어온다.
이것의 잘못된 예로 혼자 꾹 쥐고있는 리더, 자기를 거치지 않으면 공유나 외부로 자료가 못나가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 때문에 밑에 사람들은 뭘 해도 눈치를 보게 되고 금방 실무자선에서 해결할 일도 지연된다. 결정권을 박탈당하고 수동적인 자세가 되는 것이다.
이런 것을 조직의 적폐 사일로 현상이라고 한다.
6. 챔피언이 되려고 노력해라
챔피언의 정의는 무엇일까. 끝까지 책임지고 마무리하는 사람. 없으면 안되는 사람. 회사의 성장과 자기의 성장을 이퀄로 만드는 사람이다.
고동진 사장이 강조하는 '일을 했다'라는 상태가 있다. 일의 끝, 마무리 해야되는 일의 퀄리티를 늘 고민하고 생각해야 한다.
예시로 구매팀에서 경쟁사 부품 리스트를 입수해서 정리한 자료를 개발팀에 넘겼을 때 와 이런게 있네 하고 극찬하고 바로 업무에 써먹을 수 있을 정도로 자세하고 활용가능하게 만들어야 그게 일을 제대로 했다는 것이다. (현실에서는 이런 공유가 잘 일어나지 않는다.)
이 사람이 맡으면 이 일은 아주 그냥 끝장이 나고 앞으로 누가 하더라도 이사람이 했던 자료만 보면 해결이 가능하도록 되는 것, 그게 진짜로 일을 했다는 것이다.
7. 진정으로 안정된 상태란
차분하게 일하고 퇴근해서 소주한잔 마시고 아무일 일어나지 않는 그런게 안정된 것이 아니다. 주말에 mba도 들으러 가고,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자문하면서 더 나은 실력을 갖추기 위해 치열하게 끊임없이 달리고 있는가 그게 안정된 것이다.
옆에서 보면 피곤하고 저 사람은 항상 스스로를 채찍질 하는 것 같지만 사실 그게 안정된 삶이라는 것이다. 고동진 사장은 갤럭시 시리즈를 개발해오면서 술 진탕먹는 회식을 한 적이 없다고 한다. 하루를 안주하면 3,4일을 망치기 때문이다.
집에가서 어학 공부를 할 거면 곧바로 가서 앉아라. 주저주저 하는 사이 안하게 되고 폰 쳐다보다가 자고 결국은 다 미룬다. 단 반나절이라도 안주하는 시간을 안주는 것이 삶에 필요하다.
8. 경쟁력의 의미
요즘 평생직장은 없다고하지만 평생직업은 있다. 그래서 경쟁력이 중요하다. 경쟁력을 잃는 순간 바꿔도 되는 사람이 된다. 얘 빠지면 일이 안돌아갈텐데, 또는 타격이 클텐데 생각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회사 내에서도 차별화된 변별력이 없다면 조직 개편시에 다른 곳으로 보내는 1순위로 낙점된다. 그런 사람은 계속 이부서 저부서 떠돌면서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업무 숙련도도 깊게 쌓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어디서나 얘는 보내면 안돼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러한 변별력을 만드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언어, 영어다.
회사는 항상 쳐다보고 있다. 준비되어 있는 사람을 쓰는게 회사 입장에서 돈 세이브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감시받는게 아니라 그만큼 내 경쟁력을 보여주고 루틴이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의미다.
9. 인간관계의 갈등 해결법
고동진 사장은 사람 관계 때문에 고민하는 후배들을 위한 조언도 이어갔다.
누군가가 미덥지 않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바라지 마라. 해주고 나서 기대를 하니까 스스로 화나고 상처받는 것이다. 내가 무언가를 해줬으면 해준걸로 그만이고 연연하지 마라.
마치 연애 코칭이나 부모가 자식사랑하는 것과도 비슷한 느낌이다. 결국 인간관계의 본질은 결이 하나라는 것이겠지.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에 쉽게 흔들리지 말고 자신의 뚝심을 지킬 줄 알아야 하며, 내가 베푼것에 대해 돌아오기를 기대하지 않는 자세. 스스로 단단하게 서있을 줄 아는 사람이어야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자존감을 갖추고 대등하게 이끌어갈 수 있다.
마음의 재질을 놋쇠 그릇으로 가져간다고 생각해라.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안에다 스폰지를 넣어놓아라. 듣기 싫은 소리라도 도움이 되는 이야기라면 마음속에 스폰지에 적셔서 흡수해라.
10. 될성 부른 인재의 싹수
회사생활 하면서 본 일 잘하는 사람들은 싹수부터 남다르다. 몇 가지 특징을 통해 그런 포텐셜을 포착할 수 있다.
회식 다음날도 평소 시간에 출근하는 사람. 이게 한번이 아니고 몇 달간 쭈욱 지속된다면 자기관리가 철저하고 의지가 강하다고 볼 수 있다.
또 밥먹으면서 얘기할 때 형제나 부모 공경이 조금씩 티가나는 사람, 가족 관계가 끈끈하고 그러한 가정에서 사람의 기본이 된 사람은 회사에서 성장하는데 크게 문제가 없다.
세번째는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쉽게 움츠러들지 않고 무덤덤하게 받아들이는 사람. 그릇이 큰 사람의 자질이다. 사소한 문제가 생겼다고 당황하고 허둥대는 모습을 보이면 이 사람의 내면의 크기가 크지 않다고 가늠하게 된다.
강의 소감
고동진 전 사장의 강의를 듣고난 후 느낀점은 라떼는 말이야 하면서 자세, 태도 이런 부분에서만 강조하는게 아니라 실제로 본인이 어떻게 업무를 했고 어떤 부분이 도움이 됐고 이런 것들을 매우 자세하고 다양하게 알려주셨다.
사장까지 올라간 사람은 절대 요행으로 된 것이 아니다. 위의 10가지 처럼 본인이 스스로 매일같이 치열하게 이러한 원칙을 갈고 닦으며 회사와 자신의 성장을 꾀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업무 능력과 이해도도 높고 직급이 올라갈수록 조직의 힘을 끌어내는 리더의 역량도 잘 발휘했기에 그자리까지 올라간거다.
매우 좋은 기운을 느끼고 자극받을 수 있는 유익한 강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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