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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실패와 많은 연습이 결국 질적 향상을 가져온다

금융치료사 피터 2023. 10. 7.

워런 매켄지의 작품

우리는 연습에서도 매번 한순간 한순간 심혈을 기울여 매진하는 것이 실력 향상의 비결이라고 착각하곤 한다. 하지만 기술적인 성장은 결국 들인 시간과 연습의 양에 비례한다. 많이 해야 잘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절대적인 최소 필요량이 필요하다.

어느 도자기 공예 선생님의 실험

테드 올랜드, 데이비드 웨일런의 저서 예술과 두려움 (Art and Fear)에 나오는 이야기다. 선생님은 반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눈 뒤 다른 채점 기준을 적용하여 비교해보았다.

 A그룹에는 도자기를 만든 개수로 점수를 부여, B그룹에는 가장 잘 만든 작품의 수준으로 점수를 부여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놀라운 결과를 발견하였다.

도자기를 만드는 기술적인 부분부터 예술적인 감각 미적인 부분, 디테일하고 섬세한 묘사와 마감까지 훨씬 우수한 작품을 제출한 쪽은 바로 A그룹이었다. 반면 B그룹은 제출한 숫자도 몇 점 없었고 실력도 발전하지 않아 수준이 여전히 형편없었다.

 

이는 무엇을 말해주는가. 결국 우리는 실패를 두려워서 시도를 하지 않게 되는데 그렇게 실패라고 선을 긋는 것부터 스스로 제약을 만드는 것이다. 잘 만들었든 못 만들었든 그게 끝이 아니고 또 만들것이고 이전의 시도는 모두 과정일 뿐이다.

A그룹처럼 아무 고민 없이 일단 만들고 보다보면 점점 요령을 깨우치고, 잘못을 고쳐나가고, 새로운 방법도 시도하고, 스스로 도전을 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실력은 성장하고 다음에는 더 빨리 더 잘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못만들어도 어차피 점수니까 뭐 일단 하면되지 하고 시간 날때마다 만들었을 것이다. 무언가를 꾸준히 쌓아가려고 할 때는 이러한 방식으로 해야 한다. 결국에 성공하는 사람들의 특징에는 핑계대지 않고 일단 해본다는 공통점이 있다.

우수한 작품을 만들려면 많이 해보는 것이 필수적인데 처음부터 우수해야 한다고 압박을 준 B그룹은 시도 자체를 안하고 계획만 세우다가 시간 다 보내고 망하게 되는 것이다.

1만개를 만든 워런 매켄지의 그릿

 

이 이야기를 들으니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앤절라 더크워스의 <그릿>에 나오는 도예가 워렌 맥켄지의 이야기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보면 아름답고 형태가 독특한데 동시에 그는 유명한 다작가이기도 하다. 

그릿 저자와의 인터뷰에서도 하루에 40~50개를 만든다고 밝혔다. 세계 최정상급의 도예가인데 하루에 50개씩 매일같이 계속 찍어내는 것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그렇게 매일 무수히 많이 만들고 실패하고 고민하고 개선하는 과정을 거쳤기에 지금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처음 1만개 작품을 만들 때까지는 힘이 들었는데 그 뒤부터는 만드는 것도 조금씩 수월해졌다고 한다. 물론 처음부터 가능하진 않았겠지만 하루 50개면 1만개도 고작 200일밖에 걸리지 않는다. 집중적으로 양적 노력을 쌓는 것이 실력 향상의 최대 비결임을 여기서도 엿볼 수 있다.

노력이 양이 쌓이면 기술의 향상 외에 노력 자체를 할 수 있는 투입 시간도 증가하게 된다. 이에 따라 성취가 비례해서 증가하는게 아니라 제곱으로 기하 급수적으로 폭발하는 순간이 온다. 이것이 그릿의 법칙이다.

 
  • 재능 X 노력 = 기술
  • 기술 X 노력 = 성취

처음에는 하루에 100의 노력을 들여서 매일 연습한다면 하루에 기술도 100씩 성장할 것이다. 그런데 나중에는 더 많은 시간을 노력할 수 있고 같은 시간에 들이는 노력 자체도 남들보다 뛰어나게 된다. 

처음에 재능 1, 노력 100이면 성취는 10000이다. 여기서 노력이 200이 되면 성취는 40000이 된다. 두배가 아닌 네 배의 아웃풋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노력을 100에서 200으로 증가시킬 수 있으려면 결국 일단 시작하고 꾸준히 계속해야만 가능하다.

우리가 극소수의 성과에서 천재성에만 주목하여 눈을 가리는데, 많이 해야 잘한다는 것이 만고 불변의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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