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역사는 반복된다, 통화팽창 양적완화 저금리
- 매크로경제
- 2023. 8. 27.
시그널을 다 읽고 다음책 인플레이션은 개인사정으로 잠시 뜸했다가 최근에 다시 손에 잡았다.
이번에도 틈틈히 중요한 부분이나 이해가 안가는 경제원리 부분에 표시를 해가며 읽었다. 사실 이런 책 한권한권을 두세번씩 읽으며 모든 내용과 저자의 생각을 다 이해하면서 넘어간다면 10~20권만 읽어도 경제전반에 대한 지식 수준이 월등히 높아질 것 같다.
다독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 머리속에 얼마나 차곡차곡 쌓으면서 걸어가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일단 책은 쿠팡에서 로켓배송으로 주문했다. 서점 사이트들과 가격은 같은데 익일배송 보장이라 짱좋다. 진짜 쿠팡 덕분에 배송의 패러다임이 바뀐듯
이 책의 저자 하노 벡은 독일 사람이다. 독일 유명 일간지의 경제전문 에디터이며 대학에서 경제를 강의했다. 대중에게 쉽게 읽히는 위트있는 문체와 통찰력 있는 시각으로 연재 칼럼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먼저 독자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역사 속 화폐의 발전사와 정부가 어떻게 인플레이션으로 국민들의 주머니를 털어먹었고, 그 결과 처참한 경제위기가 발생했는지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다. 왜 우리는 어릴적부터 역사와 전쟁을 배우면서 그 속에 들어있는 이런 돈 이야기는 소홀했을까.
정치도 전쟁도 결국은 돈 가지고 하는 것이고, 잘못하면 재정이 쪼들려서 나라가 휘청이는 모두 경제적 차원의 문제인데 말이다.
인플레이션 스토리의 대표적으로는 존 로가 있는데, 여러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이지만 간단히 말하면 시대를 앞서간 작전세력이랄까 ㅋㅋㅋ
과도한 부채에 시달리는 프랑스 정부의 경제정책자로 들어가서 그가 추진한 일은 지폐의 보급이었다. 은행을 설립하여 지폐를 발행하는데 이때는 고객의 예금을 받고 은행권을 발행해주는 식이다. 즉 채권이나 주식을 사는것과 비슷한 방법으로 국민의 돈을 빌려오는 것이다. 언제든지 은행권을 은으로 교환해주겠다는 약속이 보장된 상태로.
그 은행권(지폐)는 정부가 보장하는 은본위 화폐이므로 사회에서 통용되게 되었고 세금도 은행권으로 징수했다. 존 로의 목적은 정부의 부채탕감이었으니 정부의 빚을 은행으로 이관시킨 후 (=정부가 은행으로부터 은행권 대출) 세금걷은 은행권으로 은행에 갚는 식이었다.
복잡한데 간단히 말하면 결국 정부는 은행에서 찍은 돈으로 빚을 갚고 대신 은행에 지게된 빚은 세금걷어서 갚았다는 소리다. 그 세금은 사람들이 은행에 돈 예치하고 발행한 은행권만큼 시중에 통화량 늘려서 만든거고. 즉 양적완화와 같은말이다.
그다음에 식민지 주식회사와 은행을 통합하고 정부 부채를 모두 떠안은 뒤 찍어내는 돈으로 갚으려고 했다. 결국 통화량 팽창에 따른 주식폭등 물가상승이 이어졌고, 식민지 회사 수익성이 그만큼 안된다는게 밝혀지자 주가가 폭락하면서 주주(국민)에게 갚을 돈이 없어지게 된다. 책에서도 실체가 없는데 희망으로 가격만 부풀린 전형적인 폰지게임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지폐를 사용하면 내재가치와 실제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통화정책이 실패하면 이런 대참사가 일어나게 된다. 이 책을 쓴 이유도 역사속에 검증된 실패사례가 많은데 미국을 시작으로 또 전세계가 돈찍어내고 있으니 언젠간 큰일난다는 위기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물론 경제 위기에도 돈을 버는 사람들은 있다. 언제든지 해박한 지식과 경험 그리고 자본이 준비되어 있는 극소수의 경우이다.
통화량이 늘어나는 것을 보고 주식에 투자하여 자산 인플레이션에 편승하고, 결과적으로는 화폐가치 하락이 올 것을 대비해 타국 통화에 추가하여 환차익을 노리는 갈아타기
또 고인플레이션 상황에서 대출을 받아 우량기업들을 사들인 뒤 거기서 나오는 수익으로 가치가 헐값이 된 대출금을 상환해서 날로 회사 먹기 등이다.
말은 쉬운데 일반인들이 이런걸 어떻게 하겠냐. 대다수는 돈이 많던 적던 인플레이션에 휩쓸리면 피보는거고 그 와중에 여러 포지션 조정하면서 줍줍할 수 있는 극소수 부자만 더 배를 불리게 된다.
피셔의 방정식에서 통화량과 재화를 저울에 비유하여 설명한다. 한쪽에 50유로 가치의 재화가 있고, 다른쪽엔 50유로 지폐가 있다. 이 때 이 저울은 평형이다. 여기서 통화량이 늘어나서 100유로 지폐가 되면 저울은 기울게 되고, 이 저울이 다시 맞춰지려면 재화의 가격이 50에서 100유로가 된다. 이것이 인플레이션 물가상승의 원리라는 것이다.
추가로 화폐는 사람 손을 계속 거쳐가므로 두번 주인이 바뀌는 경우는 저울에 25유로만 올려놓으면 평형이 된다. 즉 돈이 더 빨리 회전하고 돌수록 통화량이 많은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굳이 돈을 찍어내지 않더라도 돈이 잘 돌도록 경기순환을 시키는 것이 더 좋은일이 될 수가 있다.
이 책을 보고 인플레이션을 이해한다면 누구나 투기꾼의 마음으로, 저금리에 대출해서 자산에 꼽아놓고 꿀빨아야지 라는 생각을 할텐데 (한국 부동산 투기처럼) 그렇게 투기를 하지 말라고 코멘트가 달려있다.
그런데 정부에서부터 투기를 조장하거나 (이명박근혜) 정부 정책 실패로 투기판이 더 커지는 (문재인 정부) 그럴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걸까. 안하는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투기판을 정부에서 유도하는 경우에도 꿋꿋이 지키며 내 화폐가치 하락을 온몸으로 맞으며 피해를 보고 견디는게 답인걸까.
아니다 결국 그런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이 남보다 더 빨리 화폐가치 하락과 반대 포지션에 들어가는게 맞는 방법이긴 하다. 돈 앞에 정치관을 들이미는 것은 그다지 좋지 않다. 객관적이고 날카로운 통찰력만이 필요할 뿐.
하노 벡의 경제서적 인플레이션은 2017년 10월 출간되었다. 이 때 이미 인플레이션 위험이 고조되어서 이 책을 저술하려고 했을텐데, 장기적으로 양적완화를 지속하면서 인플레이션 위기가 대두되는데도 정작 물가 상승은 일어나지 않았다. (물론 시그널에서는 지표가 반영을 못한거고 우리 생활속 실질 물가의 시그널은 많이 올랐음을 나타낸다고 했다)
이게 왜그러냐면 일단 돈을 풀었는데 시중은행이 딱히 투자처가 없으니 다시 중앙은행에 예치만 해놓는 상태가 늘어난것이다 (초과 지급 준비금 확대) 그래서 중앙은행은 돈이 시중에 풀리도록 금리를 마이너스로 때려버려서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돈을 맡기지 않고 풀도록 강제로 유도한 것이다.
마이너스 금리는 이렇게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맡기는 식의 은행간의 초단기 레포금리를 기준으로 하는 용어이다. 시중은행에 일반인이 예금 맡기는데 마이너스 금리면 누가 은행에 넣어놓겠냐 금괴를 사놓거나 집 서랍에 보관하지.
후반부에는 인플레이션 시대에 어떠한 투자전략을 짜야할 것인지를 소개하지만, 모든 책이 그렇듯 마지막 부분으로 갈수록 비중이 낮고 잘 와닿지가 않는다. 다시 말하면 잘 읽히지가 않는다. 주식 채권 부동산 금 등의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분산하고 각각의 투자상품의 장단점에 대해 소개해주니 그런 개념을 한번 훑는 정도로만....
마지막으로 기본으로 돌아가서 흔들리지 않고 인플레이션 시대가 오더라도 오랫동안 시장에서 살아남는 투자의 원칙을 말해주는데 마지막 항목이 인상깊다. 최악의 투자 상담가는 두려움, 탐욕, 질투, 성급함, 이웃이다. 정말 상투잡는 설거지부대의 특징이 이 중 하나에 넘어가서인데 핵심을 정확히 짚은 듯.
자기만의 원칙을 세우고 그 성공률 수익률을 시험해가며 엉덩이 무겁게 눌러앉아서 느긋하게 하다보면 장기적으로는 돈을 벌 확률이 올라가는 것이지. 마음을 굳게 가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