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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오일쇼크의 원인과 세계경제 영향

금융치료사 피터 2024. 11. 14.

1970년대 두 차례에 걸친 오일쇼크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지속된 고도성장기를 마감시킨 결정적 사건이었다. 중동 산유국들의 석유무기화로 시작된 이 위기는 전 세계 경제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특히 석유 의존도가 높았던 선진국들은 심각한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했고, 이는 케인스주의 경제정책의 한계를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

두 차례 오일쇼크 비교

구분 1차 오일쇼크(1973) 2차 오일쇼크(1979)
직접 계기 욤 키푸르 전쟁 이란 혁명
가격 상승 배럴당 3달러→12달러 배럴당 13달러→34달러
공급 감소 OAPEC 금수조치 이란 생산중단
지속 기간 1973.10~1974.3 1979.2~1980.4
주요 특징 정치적 의도 시장 불안

1차 오일쇼크의 전개

정치적 배경

1973년 10월 6일 발발한 제4차 중동전쟁(욤 키푸르 전쟁)이 직접적 계기였다.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미국에 대한 아랍 국가들의 보복으로 시작됐다. OAPEC(아랍석유수출국기구)는 석유 생산량을 매월 5%씩 감축하고, 미국과 네덜란드에 대한 금수조치를 단행했다.

시장 충격

국제 유가는 4개월 만에 4배로 폭등했다. 선물시장이 발달하지 않았던 당시, 현물시장은 공황 상태에 빠졌다. 주요 석유회사들은 아랍 국가들과의 기존 계약이 무력화되며 공급망 재구축에 나섰다. 석유 확보를 위한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졌고, 이는 가격 상승을 더욱 부추겼다.

경제적 파급효과

 

스태그플레이션의 발생

주요국 경제지표 변화 (1974년)
• 미국: 인플레이션 11%, 성장률 -0.5%
• 일본: 인플레이션 23%, 성장률 -1.2%
• 서독: 인플레이션 7%, 성장률 0.3%
• 영국: 인플레이션 16%, 성장률 -1.3%
• 프랑스: 인플레이션 13%, 성장률 2.5%

산업구조 변화

에너지 집약적 중화학공업의 경쟁력이 약화됐다. 철강, 조선, 자동차 등 기존 주력산업이 타격을 받았고, 에너지 효율성이 새로운 경쟁력의 척도로 부상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이를 계기로 첨단기술 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했다.

주요국의 대응 전략

 

정책적 대응

단기 대응 • 석유 배급제 실시
• 에너지 절약 캠페인
• 차량 2부제 운행
• 영업시간 제한

중장기 대응 • 대체에너지 개발
• 전략비축유 확보
• 에너지 효율화 정책
• 산업구조 조정

국제협력의 강화

1974년 설립된 국제에너지기구(IEA)를 통해 선진국들의 공조가 시작됐다. 석유 비축의무제도가 도입됐고, 위기 시 공동대응 체계가 구축됐다. 또한 석유 소비국들의 단체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메커니즘이 개발됐다.

2차 오일쇼크의 특징

 

발생 배경

1979년 이란 혁명으로 인한 공급 불안이 직접적 계기였다. 이란의 일일 생산량이 600만 배럴에서 100만 배럴로 급감했다. 여기에 이란-이라크 전쟁이 겹치며 중동 전체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됐다.

시장 구조의 변화

1차 쇼크와 달리 현물시장의 비중이 커졌다. 장기계약 중심이던 석유거래가 스팟거래로 전환되며 가격 변동성이 확대됐다. OPEC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시장 메커니즘의 역할이 커졌다.

글로벌 경제질서의 변화

석유달러의 영향

중동 산유국에 축적된 오일머니는 국제금융시장의 새로운 변수가 됐다. 석유달러의 환류(recycling)는 개발도상국의 외채위기로 이어졌고, 이는 1980년대 국제금융시장 불안의 씨앗이 됐다. 국제통화체제의 불안정성도 심화됐다.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

오일쇼크 이후의 주요 변화 1. 케인스주의에서 통화주의로의 전환
2. 정부 개입에서 시장 중심으로 변화
3. 수요관리에서 공급측 경제학으로 이동
4. 물가안정의 중요성 부각
5. 에너지 안보의 전략적 가치 상승

현대적 시사점

오일쇼크는 단순한 에너지 위기를 넘어 글로벌 경제질서의 구조적 전환점이었다. 화석연료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현대 경제에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전환이라는 새로운 도전 속에서, 1970년대 오일쇼크의 교훈은 여전히 유효하다.

또한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성, 인플레이션 대응, 국제협력의 필요성 등 오일쇼크가 제기한 문제들은 현대 경제의 핵심 과제로 남아있다. 특히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공급 충격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오일쇼크의 경험은 중요한 참고사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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