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철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20년전 책에도 이미 투자철학은 다있다

처음 읽는데도 종이가 누렇게 색바래있고 여기저기 먼지가 그득하다.

오래된 책이다.

 

지금보다 인생의 반을 덜 살았던 어릴적 어느 날,

그때도 베스트셀러 코너에서 충동구매를 했을 것이다.

고이 모셔두기만 한 것을 여러번 이사다니면서 챙겨오긴 했었나보다.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저자 박경철 1964년생

투자경력 20년 (출간일기준)

2006년 7월 5일출간

발행처 웅진씽크빅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을 읽고 느낀점은 제목 그대로 20년이 다되어가는 오래된 책임에도 기본적인 투자의 마인드, 자본주의에 대한 이해가 잘 나와있다는 것이다.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계속 여기에 솔깃 저기에 솔깃하며 영양가 없는 신간 찾아다닐게 아니라

검증된 고전 투자서부터 몇번씩 반복해 읽으면서 바닥을 단단히 다지는 것이 필요하다.

 

책 가격은 쿠팡에서 13500원. 표지가 다른걸 보니 그동안 개정판이 나왔나보다.

 

이 책은 주식투자에 대한 내용만 있는것은 아니고 부자의 정의부터 금리를 기반으로 투자에 대해 접근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또 재테크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지만 재테크에 대한 막연한 허상을 깨뜨려주기도 한다.

 

 

 

다른 사람이 망하는데 혼자 안 망하는 기쁨을.

 

 

ㅋㅋㅋㅋ 솔직해서 마음에 드는 부분. 그래 결국 부라는 것은 상대적인 것이다.

다 같이 돈을 벌면 그다지 감흥이 없다. 다 같이 망해가도 위안이 된다.

그런데 나만 못벌거나 나만 망하면 그게 문제다.

 

솔직하게 인간 본성을 바라보고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투자심리학은 시작되는 법.

 

 

 

재테크란 성공한 사람들의 몫이지 성공하기 위한 사람들의 도구가 아닐지 모른다.

 

 

부 라는 것은 본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높은 연봉을 받는 사람들을 자산투자 수익률로 따라잡는 것이 아니다.

그 반대로 자산투자 수익률을 압도하는 부가가치를 창출해낸 사람들이 성공의 보상으로 가져가는 것이다.

 

 

 

1차 전선인 노동에 의한 부가가치 창출에도 실패한 사람이
그것을 다투는 2차 전쟁에서 승리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팩폭 ㅠㅠ

구구절절 맞는 말이기도 하다.

 

애초에 본업에서 잘 안풀리고 노답이라고 해서 투자로 성공해야지 하고 깨작깨작 해봐야 절대 이길 수 없다는 소리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그게 그렇게 쉬울까.

돈 번 사람들의 이야기만 들리기 때문에 강렬한 FOMO를 못견디고 너도나도 뛰어드는 것 뿐이지.

 

 

 

저자 박경철은 부자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내린다.

부자는 번 것을 지키려는 사람

빈자는 더 벌려고 하는 사람

 

 

싸우면 질 수밖에 없는게,,,

투자의 세계에서는 모두가 섞여서 게임을 한다.

부자들은 잃지 않는 시스템을 구축해놓고 마치 거미가 거미줄 쳐놓고 기다리듯이 그저 느긋하게 참는다.

시간은 부자의 편이다.

 

빨리 부자의 대열에 오르고 싶어서 안달난 빈자들은 자기가 투자의 고수가 될 것으로 착각하고 그들이 만들어놓은 게임판에 기꺼이 뛰어든다.

부자의 것을 빼앗아먹을 수 있을거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없는 사람일수록 더 위험한 베팅을 하게 되는데, 무슨 포트폴리오를 짜고 리스크 관리를 하고 연이율 얼마 계산하고 그렇게 해봐야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1000만원 가지고 연이율 4%, 5% 계산하는 투자를 해가지고 어느 세월에 부자가 되고 인생 떵떵거리고 살겠어? 이런 생각이 드는거지.

그래서 한방을 노리고 1000만원이 2000만원이 되는 베팅에 올인을 한다. 대신 잃으면 500만원이 될 수도 있는 위험한 것.

운좋게 한번은 따서 두배가 될지 몰라도 결국은 그 얼마 안되는 돈마저도 막심한 손해를 입고 주식시장에서 퇴출된다.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책 전반을 관통하는 주제로 금리 즉 이자율을 기반으로 현상을 이해하는 방법을 강조한다.

2000년대 초반에 주식 해본다고 깨작거렸었는데 당시에도 FOMC에서 금리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던 뉴스를 본 게 기억난다.

예나 지금이나 미국 연준의장 한마디에 전세계가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은 변함이 없나보다.

 

 

 

금리란 유동성의 크기이며, 위험을 부담할 수 있는 용기의 또 다른 표현이다.

 

생각해보면 금리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잘 알고 이해하고 있을까?

채권수익률, 일드커브 정도 이해하면 잘 안다고 할 수 있을까?

인플레를 잡으려고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 이정도 알면 금리를 아는걸까?

 

나는 뭘 모르는지조차 모르겠어서 내가 얼만큼 아는지 가늠도 못하겠다.

투자를 전업으로 할 게 아니더라도 공부하고 지식쌓는것은 전업, 전문가 이상으로 할 각오로 매달려야 한다.

왜냐면 투자의 세계라는게 어차피 그런 사람들과 싸워서 돈을 빼앗아와야 하는 게임이니까.

 

 

정보의 대부분은 내가 접했을 때 이미 모두가 아는 쓸모없는 것들이지만

그럼에도 그걸 봐야하는 이유는

다른 사람들이 정보를 보고 어떻게 판단하는지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은 심리 싸움이라는 것이다.

 

또 같은 정보 예를들면 금리를 인하했다고 하더라도

어떨때는 주가가 오르고 어떨때는 주가가 내린다

상황에 따라서도 반응은 달라지고 주식시장에 정형화된 규칙따위는 없다.

전체가 돌아가는 흐름을 머릿속에 꿰차고 보면서

경험에서 나오는 '감'으로 판단하는 대열에 올라야만 남을 이길 수 있다.

 

 

 

미국이 언젠가 무너질 건지에 대해선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전에 불꽃슈팅 자산버블의 시기가 올 것이라고 한 부분은 지금 거의 예언처럼 들어맞고 있네.

 

 

부자와 빈자에 대한 개념정립 차원에서 읽는다면 쉽게 술술 넘길수도 있는 책이지만

중간중간 소개하는 금리 개념이라던지 여러 사례들에 대한 설명까지 제대로 이해하려면 기반 지식이 있거나 여러번 보고 공부를 해야 할 듯 하다.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두고두고 몇 번 더 읽어봄직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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